③ / 추계향사를 마치고

2020.11.27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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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향사를 마치고 


사진1: 제546회 호국성사 사명대사 추계향사에 참석한 국내외 스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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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로 부임한지 불과 한 달 만에 행사를 치르느라고 정신이 없었는데, 사부대중의 협조로 추계향사를 원만히 봉행하게 되었다. 매년 춘추로 두 차례 향사를 모시는 일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향사는 밀양시와 표충사 공동으로 주관하고, 불교식 의식 집전은 표충사가 유교식 의례는 성균관 밀양 유림회가 맡아서 진행한다. 벌써 546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큰 행사를 준비하려다보니 다소 긴장감도 없지 않았으나, 많은 분들이 동참해서 향사

를 원만히 봉행하게 되어서 주지로서의 체면이 섰다고나 할까, 다행이란 생각에 안도감을 느낀다.


사진2: 표충사 선다회원들이 차 공양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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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사(享祀)는 돌아가신 분들에게 올리는 제사다. 불교에서는 큰 스님들의 제사를 모실 때, 대개 종사영반(宗師靈飯)이라고 해서 돌아가신 각령(覺靈)께 차와 음식을 올리면서 염불을 하는데, 추계향사에서도 제일먼저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님께, 영반을 올리고 의식을 집전하게 된다. 이번 추계 향사 식순은 종사영반, 명종(鳴鐘), 개회, 삼귀의례, 국민의례, 반야심경봉독, 사명대사 찬가(밀양불교합창단), 내빈소개, 삼성대사(三聖大師) 행장소개, 헌다(獻茶),헌향(獻香), 헌화(獻花)와 석전의례(釋奠儀禮:전통유교제향)순서이다. 석전의례는 초헌관.아헌관.종헌관.집레관과 대축관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조선시대 유교식 제향이어서 전통의례로서도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이런 순서를 마치고 발원문을 봉독하고, 주지소임을 맡은 납승이 봉행사 및 고불문을 낭독했다. 추모사는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스님, 밀양시장(박일호), 국회의원(엄용수),시의회의장(황인구), 경남도의원(이병희) 등이 하였으며, 영축총림 통도사 방장 지종 원명 대종사께서는 본인의 주지 취임에 ‘어약천강수(漁躍千江水) 용등만리운(龍騰萬里雲)=고기는 천강에서 뛰놀고, 용은 만리 밖 구름 속에 노닐다’란 족자를 내려 격려해 주셨다. 


지종원명 대종사께서는 법어를 지면으로 내려주셨는데, 법어 가운데 사명대사의 망향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남쪽나라 멀고 아득하여 소식이 끊어지니 

병든 몸 헛되이 옛날 고향 생각에 그리움이로다.

구름에 덮인 고향 산천을 나그네가 멀리 바라보니 

강가 영남루에 달이 떨어지고 꿈은 자주 놀라게 함이로다.

계절이 늦은 연못가에 떨어지는 버들가지가 날아오니 

봄이 깊은 옛 동산에는 날아다니는 꾀꼬리가 노래함이로다.

멀리서도 알겠노라 낙동강 물을 밟고 지나던 그 옛 길에 

아름다운 풀들이 옛날과 같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음이로다.

南國迢迢回鴈絶 病中虛動故園情

雲埋楚峽客長望 月墮江樓夢屢驚

節晩橫塘飛落絮 春深故院語流鸎

遙知落水去年路 芳草萋萋依舊生

......

“납승은 추계향사 봉행사는 고불문으로 대신했는데, 주지 진산식은 생략하고 추계향사를 맞이해서 곁들여서 고불문으로 취임의 소감을 피력했다. 

“오늘 사명대사 열반 406주지와 제546회 사명대사 추계향사를 맞이하여 호국도량 표충사 주지소임을 맡은 도원 법기는 사부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방삼세 제불보살님과 표충사 선조사(先祖師)님전에 삼가 엎드려 도량청정 가람수호에 각고정진의 노력을 다 할 것을 고하나이다.


-중략-

일체처 일체시에 두루 현현하시는 부처님이시여! 오늘 호국성사 사명대사의 추계향사에 즈음해서 표충사 주지 취임을 제방에서 내왕하신 사부대중과 밀양시민 불자 여러분이 지켜보는 가운데 엎드려 알리오며, 주지 임기동안 호국도량 표충사 가람수호 발전에 신명을 다해서 정진할 것을 맹서 하옵나니, 대자대비하신 가피력을 주옵시고 보살펴 주옵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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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도원 법기